미국 도서관 내부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날씨가 정말 장난이 아니죠? 1년 중 가장 덥다는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이런 날씨에는 그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 있는 게 최고의 피서인데요.
그런데 하필이면 이렇게 제일 더운 날, 저희 집 에어컨이 덜컥 고장이 나버렸지 뭐예요. 처음엔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이 무더위를 이 좁은 집에서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걱정이 앞섰답니다. 하지만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나 봐요. 이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낮 시간 동안 지역 도서관으로 피신을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깨달음과 감동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넓고 쾌적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 안아주더라고요. 공간은 또 얼마나 깨끗하고 조용한지 모릅니다. 집보다 훨씬 시원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책을 읽고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온몸으로 감사가 밀려오는 하루였습니다.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 땀을 식히며 찬찬히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문득 도서관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누리는 많은 환경과 공공시설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가는 곳마다 푸르르고 아름답게 잘 다듬어진 사슴이 뛰노는 동네 공원들,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들, 그리고 매일 아침 아이들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는 노란 스쿨버스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민들에게 베푸는 참 좋은 복지이자 혜택(Benefit)이라는 생각이 깊이 들었습니다.

특히 오늘 제 마음을 가장 뭉클하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길을 가다 보면 몸이 불편하신 장애인분들이나 거동이 힘드신 어르신들을 위한 시설들이 정말 눈에 띄게 잘 되어 있잖아요. 어디를 가든 건물에서 가장 가깝고 넓게 마련된 장애인 전용 주차장을 볼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내릴 때 휠체어가 드나들기 편하도록 일반 주차 공간보다 훨씬 넓고 여유롭게 만들어진 그 주차선들을 볼 때마다 이 사회가 약자를 얼마나 진심으로 보호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위해 집 앞까지 찾아오는 메트로 미니버스(Access Bus)를 볼 때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휠체어를 타신 분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전동 리프트가 부드럽게 내려오고, 운전기사님들은 서두르는 기색 하나 없이 정성껏 승객을 돕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교통 약자들을 위해 국가가 이런 미니버스를 운영하며 이동권을 보장해 준다는 것 자체가 정말 눈물겹게 고마운 일이지요.
그러다 보니 문득 제 젊은 날의 기억이 떠올라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그저 매달 나가는 세금이 아깝게만 느껴졌고, 어떻게든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보려고 아까워하며 절세할 방법만 찾았던 적이 있었거든요. 국가가 나에게 해주는 게 무엇이냐며 불평했던 기억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가 들고 인생을 돌아보니, 내가 젊은 날 열심히 일하며 냈던 세금들이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은 이렇게 몸이 불편한 이웃을 위한 따뜻한 미니버스로, 넓은 장애인 주차장으로, 시원한 도서관으로,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스쿨버스로 고스란히 돌아와 우리 모두의 삶을 지켜주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살기 좋은 나라가 결국 우리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이 당연한 이치를 왜 젊은 날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요?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이 훌륭한 혜택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음에, 그리고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해 준 미국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입니다.
비록 집 에어컨은 고장 나서 육체적으로는 조금 불편한 날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덕분에 제 마음은 어느 때보다 시원하고 풍요로운 감사의 단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오늘 하루 주변에 숨어있는 소소한 복지와 혜택들을 찾아보며, 마음만큼은 시원하고 행복하게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 유의하세요!



